0815_17
더위가 살짝 물러나는 듯한 8월의 중순이다
8월이 다가오면 두렵다
항상 8월엔 안 좋은 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8월은? 8월한테 별로 잘 못한 일은 없는 것 같은데 .. ^^;
오랜만에 친구 만나러 가는 길 ㅎㅎ 살다보니 바쁘면 언제 만났는지도 까마득하게 잊어버린다.
그래도 어색하지 않은 친구들, 이 정도 나이먹으면 원래 그런 친구들만 남는 거겠지? 싶다
하필이면 약속날짜가 8월 15일인데 하필이면 광화문교보문고 가야지~ 하고 생각하던 걸 이 날 실천했어야 했을ㄲㅏ?
광복절의 광화문은 코로나든 아니든 항상 인산인해다. 바리케이드에 걸려서 넘어지고 무릎에서 발가락에 피나고 ㅎ .... ;
왜 그럴까? 8월이라서? ㅋㅋ ㅠ.ㅠ 이 나이먹고도 평평한 길바닥ㅇㅔ서 철퍽! 하고 무릎 다 까질 정도로 넘어지는 구나 싶은 하루.
그래도 친구와의 만남은 언제나 즐겁지
먹고 싶은 순대국밥도, 차선책이었던 쌀국수도 못 먹게 된 날.
다른 식당으로 가던 길 무거운 카메라 때문에 급하게 들어간 돈까스 집.
경양식 돈까스 생각하며 시켰는데 나온 건 일본식 정통 고퀄리티 돈까스.
맛있게 냠냠 먹고 지하철 타다가 너랑 싸우기 그것도 대판.
지칠대로 싸우고 요상하게 화해하고 커피마시러 간 날.
나는 너한테 물었지 '나 없으면 편하겠지?' 그래도 얘기 잘 하고 마시고 싶던 게이샤도 마시던 너한테 가시돋힌 말 퍼붓기
너는 그럼 너털 웃음 지으면서 '에이, 편하진 않지, 평화롭긴 하겠지' 평화로운 건 뭐냐?
갑자기 쏟아지는 비 맞으면서 뛰어가기
뛰어가면서 입으로 클래식 ost 부르기
비 그칠거라고 기대하면서 우산 안 샀는데 결국 다 늦은 밤이 되서야 우산 샀지 비 다맞고
몰라 난 어딘지 ㅋㅋ 열심히 비 맞으면서 뛰어들어간 서울집시
맥주 맛집인가보다
산미가 물씬한 맥주가 맛집이었다. 그리고 창밖으로 보이는 담벼락과 하늘의 조화도
그리고 자꾸 담벼락에서 떨어지는 고양이도
갑자기 번개가 친다. 우르르쾅쾅 천둥도 친다.
우다다닥 뛰어서 우산사고 또 맥주 포기 못해서 역전을 자주 하시는 할머니집으로 왔다. 매우 오랜만에.
돈까스 아직 소화안되서 배불러 죽겠는데 배고프시다고 8000원짜리 순살치킨 야무지게 시켜서 냠냠 잘 먹는다.
나는 튀김쥐포 냠냠
zunhozoon의 사람이 사랑하면 안 돼요
듣고 있으면 정말 한 없이 밑으로 빨려 들어간다
늘 사랑해야 하고 사랑받지 못하면 사랑스럽지 못한 사람이 되버리는 것 같은 인생에서
위와 같은 이유는 아닐지라도 그리고 매우 우울한 가사에 덧붙여진, 사람이 사랑하면 안돼요 라고 해도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하다 그리고 동시에 사람이 사랑하지 않는다면, 모든 걸 앗아간다고 하더라도 용기내서 사랑하는 게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사랑하지 않으면 그게 과연 살아있는 걸까? 나는 싸워서라도 전쟁같은 사랑이라도 상처 뿐인 추억이라도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다 왠지 그래서 노래를 계속 듣다보니 눈물이 나고 슬픈게 아니라 그냥 너무 원초적으로 슬퍼져서 노래를 껐다.
그래도 이 노래는 정말 마음에 든다. 그렇지만 지금 우울함을 겪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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