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평범한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2017년 10월 17일 화요일.
난 변하지 않는다. 시간은 흐른다. 난 여기에 뭘 적고 싶을까?
포근하고 부드러운 침대 위, 걷어차 낸 이불 탓에 반은 춥고 반은 따뜻하다. 먼저 물을 틀고 양치를 하면서 따뜻한 물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머리를 적시고 대충 문지르면 샴푸 끝. 머리카락을 세심하게 매만지며 컨디셔너를 바르고 그 상태로 몸도 씻는다. 그런다고 머릿결이 좋아지진 않겠지만.
눈에 온 정성을 다해 화장을 한다. 그게 포인트니까. 마치 속눈썹을 붙인 것처럼 엉키고 올라간 내 길고 진한 속눈썹이 맘에 든다. 입술은 언제나 바르던 색으로.
밖은 아직 선선한 가을 날씨 정도다. 물론 밤에는 춥다. 서둘러 길을 걷는다. 주변의 것들엔 관심이 없다. 어제와 같기에.
5분도 안되서 도착을 한다. 짧은 오르막길은 언제나 날 지치게 한다. '안녕하세요' 침울한 것처럼 인사를 하고 가게를 둘러본다. '이 시간에 있는 사람들은 뭘까?' 속으로 생각한다. 별일 없이 깨끗한 테이블과 화장실. 언제나처럼 친절한 종업원인 척 웃음을 지어본다. 그런 내 인사를 무시하는 사람들은 별로 성격이 좋지 않은 것 같다. 인사 정돈 할 수 있을 텐데.
난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만들고 장난도 치고 설거지도 하고 만들어 먹기도 한다. 일은 힘들지 않다. 오히려 좋을 때도 있다. 다른 걸 잊게 해 주니까. 오후 5시가 되면 서둘러 나와서 서둘러 집으로 간다. 가도 딱히 할 건 없는데. 그래도 서둘러 간다. 집엔 엄마가 있고 로리가 있고 아빠도 안 늦으면 있다. 귀찮은 일, 공들인 화장을 정성껏 지우고 오늘은 운동을 했다. 다리가 땡겨서... 살은 빠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쪘다. 잠들기 전까진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다. 다만 그게 뭔지 잘 모른다. 그래서 스트레칭도 하고 게임도 하고 책도 읽고 tv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검색도 하고.... 이런 아무것도 아닌 일로 시간을 보낸다. 시간처럼 귀한 것도 없는데, 시간은 막 써진다. 그리고 더군다나 지금은 이미 18일이다. 내 하루는 고작 이 정도밖에 채워지지 않는다. 로리는 나보다 더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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